[김명수 칼럼] “나는 너를 업으면 내 등이 따뜻해”

김명수기자 | 입력 : 2020/01/04 [15:33]

[김명수 칼럼] “나는 너를 업으면 내 등이 따뜻해

 

202012일 밤에 글쟁이 후배 B교수를 서울 종각에서 만났다.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커피숍으로 이동하여 후배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둘이 펑펑 울었다. 내가 꺼낸 이야기가 후배의 눈물샘을 터뜨린 도화선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갑자기 B교수가 흐느껴 울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나도 덩달아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과거 일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아파트경비원으로 5년을 근무할 때 일화다. 내가 근무하던 아파트에는 장애인공단에 근무하는 지체1급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었다. 휠체어 없이는 단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그 장애인 청년은 출퇴근 때마다 아파트 경비원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해당 아파트 경비원은 장애인 청년이 출퇴근하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가 장애인이 도착하면 아파트 계단을 업어서 날랐다.

모든 경비원들이 기피하던 그 힘든 일을 내가 스스로 자원해서 2년간(2008~2009) 했다. 당시 50kg의 왜소한 내가 80kg이 넘는 육중한 체구의 청년을 업어서 날랐는데도 힘든 줄을 몰랐다.

내가 업을 때마다 장애인의 두 팔과 두 다리는 힘이 없어서 축 늘어졌다. 나는 내 양어깨위로 장애인의 두 팔을 올려놓은 후 팔목을 잡고 앞으로 바짝 당겼다. 무게중심이 최대한 위로 올라간 장애인의 엉덩이를 나의 두 손으로 받힌 후 깍지를 꼈다. 그리고 출근하는 장애인을 업고 계단을 내려갈 때는 앞으로 고꾸라질까봐 조심조심했다. 퇴근하고 돌아온 장애인을 업고 계단을 올라갈 때는 거의 한발 한 계단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올라갔다.

그때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헉헉대는 내 등 뒤에 찰싹 달라붙어 있는 장애인의 숨소리가 진동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는 너를 업으면 내 등이 따뜻해"

 

그럼 그 청년은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이 선문답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2년간 반복했다.

 

어제 후배교수가 이 말을 듣는 순간 눈물을 펑펑 쏟았다. 순간 나도 가슴이 벅차올라 눈물이 쏟아졌다.

 

돌아보니 그 체험은 나를 강하게 만들어준 값진 재산이었다. 몸은 힘들어도 사랑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꼈던 행복한 순간이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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