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친구가 함께한 송구영신(送舊迎新) 시간여행

김명수기자 | 입력 : 2020/01/04 [15:29]

세 친구가 함께한 송구영신(送舊迎新) 시간여행

 

‘6학년 남학생’(60대 남성을 일컫는 말) 3명이 2019년 마지막 밤과 2020년 새해 첫날 서울 명동, 서울역, 종각, 종로 밤거리를 거닐며 특별한 추억 쌓기 송구영신(送舊迎新) 시간여행을 했다.

 

  

대학 때 클래스메이트(classmate)로 만난 44년 지기 세 친구가 함께 머문 시간은 24시간이지만 밤샘을 했으니 12일이고, 해가 바뀌었으니 2년에 걸친 시간여행이다.

서울에 거주하는 K목사, 제주에서 1231일 오전에 날아온 H소장, 그리고 김명수. 세 친구는 1231일 오후 7시 서울 명동역 7번 출구에서 번개팅으로 만났다.

똘끼가 다분한 황혼의 젊은 오빠들은 화려한 간판과 수많은 인파로 북적대는 명동거리를 거닐면서 어디가 어딘지 방향감각을 잃었다.

속절없이 흘러간 과거 기억속의 장소를 찾아 헤매다가 결국은 포기하고 눈에 보이는 식당에 들어가 저녁 식사를 하고 커피 전문점으로 이동해서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셨다.

이어서 다음 목적지는 남산으로 정했다. 충무로로 가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 처음 만났던 명동역 7번 출구를 찾아갔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지하철역이 보이지 않았다. 걷고 또 걷다보니 서울역이 나타났다.

이미 밤은 깊어 남산을 오르기에는 너무 늦은 시각이었다. 우리의 발걸음은 종각을 향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듣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종각역 주변은 인산인해였다. 세 남자는 밤 12시가 조금 넘어 종로의 허름한 모텔에 들어갔다.

 

  

K목사와 함께 들어간 모텔 숙소는 이동 교회로 변했다. 새벽 4시 넘도록 성경이야기와 대화가 이어져도 잠이 오기는커녕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워 붙잡아놓고 싶을 정도였다.

남은 일정을 위해 잠시 잠을 청하려는 순간에 K목사의 핸드폰 벨이 요란하게 울렸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K목사가 주섬주섬 옷을 입더니 급한 사정이 생겨 지금 빨리 가봐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숙소를 떠났다.

 

K목사가 그렇게 떠나고 H소장과 나는 아침 9시쯤에 일어났다. 3시간 정도 잠을 잔 꼴이다. 숙소를 나오려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5만원을 발견했다. 먼저 자리를 뜬 K목사의 따뜻한 마음씀씀이가 묻어나는 우정의 표시였다.

새해 첫날 H소장과 나는 숙소를 나와 인근 식당에서 순대와 해장국으로 늦은 아침을 먹고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노인들이 많이 찾는 송해길을 지나 낙원동 실버극장을 둘러보고 젊음의 상징인 대학로 젊음의 거리에 발도장을 쾅 찍었다. 우리는 뚜벅이족이 되어 걷고 또 걸었다.

 

  

소극장이 즐비한 대학로를 뒤로 하고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겨 과거에서 현재까지 그야말로 없는 물건이 없는 황학동 만물상 골목을 방문했다. 미로같이 뻗어있는 만물상 구석구석 답사를 마친 다음 명동으로 이동해서 따끈하고 얼큰한 콩나물 국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다.

걷는 게 보약이라는 건강 상식을 증명하듯 꿀맛 같은 식사를 끝내고 나서 사람들로 뒤덮인 명동거리를 지나 서울역으로 이동했다.

제주에서 날아온 H소장은 청주공항이 있는 오송행 KTX표를 예매했다. 두 친구는 자투리 시간에 커피를 마셨다. 그리고 마침내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

KTX를 타기위해 탑승 출구로 들어가는 H소장을 배웅하고 나서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가는 해(2019) 보내고 오는 해(2020) 맞이하며 24시간 함께 한 6학년 남학생 3명의 송구영신 시간여행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많은 추억의 선물이었다.

 

<김명수/인물인터뷰전문기자 people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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