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어린이 날 맞은 80대 김종례...현대판 신사임당 역할 자긍심

- 이제 80을 떼니 다시 어린이(6세)가 되었다.

조영관 발행인 | 입력 : 2019/05/07 [00:35]

 

▲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어머니를 방문한 기념사진(오른쪽 김종례)   ©챌린지뉴스

  

 

사람은 태어나면서 필연적으로 만나게 되는 부모 자식 간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을 시작으로 자신의 삶이 완전히 변화되는 수많은 인연들로 채워지게 된다. 우리 삶은 인연의 사회적 그물망 속에서 움직이고 반복하며 살아가지만 가장 강력한 연결고리는 필연적 만남인 가족이라고 말 할 수 있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족의 소중함은 가까이 있어 가끔 잊을 때가 잊곤 한다. 자녀와 부모를 둔 동시에 둔 입장에서 5월의 기념일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까 한번쯤 고민을 한다. 우선 살아계신 80대의 어머니를 만나봤다.

 

어머니는 전북 화산에서 어린시절 부유하게 태어나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가졌다.

농부의 아들과 결혼을 하여 농사를 짓다보니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농부의 아내로 성실하게 남편의 뒷바라지와 아이들 모두를 건강하게 잘 키워냈다.

자녀들 키우는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종종 말했다.

 

1955년도에 어머니는 아버지와 결혼을 했고, 그 다음해에 큰 딸을 낳았다.

그 당시 아버지는 군 복무 중이었고, 둘째딸을 낳은 다음해에 제대를 했다.

모유가 적은 어머니는 분유가 없었기에 비락이라는 물 우유와 쌀떡가루와 설탕을 혼합한

우유를 만들어 쌍둥이 형님을 키웠다. 그 후 다섯째 딸을 낳아서 한번에 3명을 동시에 키우셨다. 그 다음 막내아들을 낳았고, 육남매중 막내라서 옷도 새 옷으로 입히며 신경을 더 썼다. 밤이면 잠이 안와어머니의 슬픔이라는 소설책을 읽으면서 잠을 청하기도 했다.

모든 관심이 아이들에게 있어 밤낮을 깨어있으면서 자녀 양육만큼은 최선을 다했다.

 

자녀들이 학교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인사 잘하는 모습에 가장 흐뭇해하고 즐거워 하셨다. 자녀들이 착하고 부모께 순종하는 것을 본 동네사람들은

쌍둥이네 아이들 보라라고 칭찬할 때가 많았고 자녀들에 대한 밝은 미래를 보셨다.

 

자녀는 영임,영옥,영승,영덕,영순,영관 이렇게 336남매를 두었다. 자녀모두를 결혼 시키고 손자와 외손자 포함하여 31여명의 대가족이 되었다. 자식들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남달리 커서 자녀들과 손자들까지 이름을 꿰고 매일 같이 기도를 하신다. 어린시절 부터 영특하여 암기를 잘하여 자녀들의 전화번호와 차량번호까지 줄줄 외고 계실정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손자들 이름을 제대로 한번에 생각해지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  

시어머니인 할머니께서 자식욕심이 쌍둥이네 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시곤 하셨다고 한다.

 

어머니! 그 이름만 불러봐도 힘이 솟게 하는 그 신비함이 있다.

어머니에게서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종종 들어왔다. 어린시절 행복한 추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라, 가끔 필자는 부모님이 성장하신 시골에 함께 다녀오곤 한다.

 

높은 산골 비포장도로를 한참 달리다 볼 수 있는 동네를 보는 어머니의 표정은 매번 과거로 돌아간 순박한 소녀가 된다.

이곳이 친구 아무개가 살던 집이구,.. 저곳이 국민학교(초등학교)

어렸을 적 살았던 집을 어렵사리 찾았으나, 현대식 양옥이 버티고 있어서 아쉬움만 남는다. 집 뒤로 펼쳐진 대나무 숲과 높게 고목처럼 서있는 감나무가 마치 이정표가 되어 반갑게 오랜 친구를 맞아주는 듯 한다.

 

어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몸이 약해서 항상 힘들어하셨지만 그래도 잘 도 버텨오신 것이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새로 나온 유행가를 적어서 몇 곡씩 잘 부르는 어머니. 서예공부를 하여 멋지게 족자까지 만들어 선물할 수 있는 실력 있는 어머니.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시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변화와 미래를 준비하는 어머니이다. 또한 하나님 안에서 말씀으로 살아가려고 하는 어머니. 기도하실 때 최우선적으로 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에 대한 것이다. 가족과 자녀보다 더 최우선을 두는 것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으나 애국심이 더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를 모태신앙으로 이끌어 주시고, 애국심을 갖게한 원천이라고 볼 수 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가수는나훈아의 노래이다.

마음은 아직 청춘이라 노래를 좋아하고 바깥구경을 좋아 하지만 허리가 아프고 힘이 없어서 지팡이를 짚어야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마져도 골절상 이후에는 걷기조차 힘들어 한다.

 

가끔 어머니와 통화를 하다보면 목소리는 언제나 밝은 처자 목소리이다.

그래서 나이든 어머니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머니는 자녀들을 위해서 보이지 않게 눈물로 기도하시며 성경말씀을 보는 모습이 선하다.

아직도 전화하면 어머니는 "퇴근하고 일찍 집에 들어가라","몸 아프면 빨리 병원에 가라"하면서도 정작 당신께서는 아파도 참아낸다. 자녀들이 보고 싶어도 "힘든데 왜 오니?"라며 애써 싫은 기색을 한다. 근데 최근에는 자녀들의 전화가 뜸해서 그런지 전화를 할 때면

맨 처음과 맨 나중 인사말이 고맙다이다. 그것도 몇 번씩 반복할 때면 더욱 울림으로 다가온다.

 

나의 어머니는 옷매무새를 중요시 하고 바른 자세를 하라고 입버릇 처럼 하신다.

내가 어른이 되어서 내가 입은 옷이 반듯한지, 나의 자세가 꼿꼿한지 무의식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순전히 어머니 덕분이다.

 

2019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작은 도전을 했다. 5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일요일 오전에 어머니를 깜짝 방문했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2개의 날을 동시에 축하해드리고자

노오란 꽃과 붉은 카네이션을 각각 준비했다. 어머니는 어린이 처럼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린이가 되었다.

 

오늘 착하고 예쁜 김종례 어린이에게 선물을 합니다.” 라고 웃으며 노오란 꽃을 선물을 했다. 그리고 어린이 날 꽃 선물에 대한 소감도 잊지 않고 요청했다.

그리고 다가올 58일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미리 방문해서 드리는 붉은 카네이션 꽃을 선물했다.

꽃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꽃이 있는 곳에서 사진을 촬영해 주고, 직접 현장에서 사진을 보여주며 시간을 보냈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함께 따라 불러주고 큰 박수로 박자를 맞추어 주었다.

선물보다도 찾아와 준 것이 더  큰 선물이다라며 어머니는 웃으며 말하셨다.

 

이제 어머니는 인생의 사계절에서 다시 어린이 같은 시기를 맞이했다. 걸음마도 힘들고 말하는 것도 단어가 조금은 서툰 어린이가 되었다.

이제는 어른의 보호가 필요한 시점이 왔다. 이 땅의 살아계신 부모를 위하여 한번쯤 재미난 게임을 해보자. 멋진 역할극을 대신 해 볼 수 있는 기회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처럼 아이에게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용기와 지혜를 손에 쥐어주자.

 

인생의 사계절은 누구에게나 반드시 온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말벗이 되어주고

맛난 것도 함께 먹을 수 있도록 도전해보자.

추운 겨울이 있다는 것은 서로의 체온을 느끼라고 만든 자연의 섭리일 수 있다.

 

오늘만큼 가장 젊은 때가 부모님에게는 없다. 우리 어머니의 가장 젊은 때가 바로 오늘이다. 오늘이 바로 가장 눈부시게 아름다운 젊은 날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사계절

- 조영관/시인

 

중학교 까까머리

막내자식 학교 갈 때

대문까지 나와서

손 흔들며 방긋 웃는 키 큰 어머니

 

군대 가는 날

짧은 머리 막내 손잡고

잘 다녀오라고 하시는

씩씩하신 어머니

 

직장 첫 출근 하는 날

양복입고 가는 모습

좋다고 큰 박수 보내신

거친 손 가진 어머니

 

막내아들의 자녀들이

아빠 키와 비슷해진 지금도

약한 허리 부여잡고 잠시만이라도

세워서 맞이하려는 키 작은 어머니

 

인생의 사계절 중

겨울이 춥지 않은 이유를

몸짓으로 알려주네요.

어머니는 겨울이 아닌

내게 항상 봄 입니다.

 

▲  어머니가 다닌 화산중학교 교정앞에서(필자와 어머니 김종례)   © 챌린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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