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희 작가 기고문] 캄보디아 여행중 신참 간호사딸의 눈을 통해 본 세상

킬링필드 추모공원앞 ‘가엾은 모녀’에게 펑펑 울며 다가가 꼭 껴안고 위로

챌린지뉴스 | 입력 : 2019/03/13 [07:58]

며칠 전 나는 딸과 함께 캄보디아에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간호고등학교 3년 간호대학교 4년 총 7년간 학교와 집과 알바를 넘나들며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달려온 딸의 졸업을 축하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떠난 모녀여행이기도 했다. 딸은 졸업과 함께 마침 간호국가고시도 합격했고 ooo대학병원 간호사로 합격한 후라서 오랜만의 여유시간이었다. 그동안 딸은 긴 시간 여러 과를 돌며 실습을 해서 그런지 내가 본 어느 간호사보다도 사명감이 깊었다.

 

다양한 여행코스 중에서 킬링필드추모공원에 가던 날이다.

일행들 모두 차에서 내려 막, 추모공원 내부로 들어가려는데 딸이 무엇을 봤는지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닌가.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라 나는 너무 놀라 무슨 일이냐고 딸에게 물었다.

딸이 복받치는 눈물을 닦으며 차마 말도 못하고 손으로 가리킨 곳에는 어린 아이와 엄마가 35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에 땅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소두증을 앓는 아이 같았다. 월평균 수입이 15~20만원인 캄보디아.

저 어린 아이는 결국 저 병을 고칠 수 없을 확률이 높았다. 소두증을 고치지 못하면 수명은 거의 보장할 수 없다고 딸은 울며 내게 말했다. 딸은 하루빨리 돈을 많이 벌어서 이 세상의 불쌍한 아이들을 최대한 후원하고 싶다고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가뜩이나 이번 여행은 거리에서 어린아이들의 참담한 모습을 너무 많이 봤던 우리들이었다. 일행들은 다 앞으로 가고 있는데, 이제 어엿한 간호사인 나의 딸은 그 자리에 멈춰선 채 한발도 떼지 못했다. 나의 딸은 도저히 발걸음을 떼지 못하겠다고 계속 울더니 그리로 다가갔다. 딸은 소두증을 앓는 아이를 품에 꼭 안아주고는 엄마에게 힘을 내시라며, 그간 알바해서 모은 자신의 지갑을 열어 기부를 했다.

  

 

지갑을 여는 내내 차마 아이 엄마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애쓰던 딸의 옆모습을 찍었다. 이미 내 품에 안겨 한바탕 펑펑 울고 난 후의 모습이다. 그런 딸의 모습을 나는 많은 생각을 하며 기다려주었다. 나는 순간 생각난 것이 있어 일행을 위해 대기 중인 버스로 급히 달려갔다. 버스 안에 내 배낭에서 한국에서 가져갔던 비스켓을 급히 꺼내 모자에게로 달려가 아이 손에 들려주었다.

  

 

그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딸은 잠자리에 들기 저 엄마인 나를 안아주며 말했다.

 

"엄마 아빠, 저를 건강하게 낳아주시고 지금까지 잘 길러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이 사회에서 아프고 불쌍한 사람을 돕는 꼭 필요한 사람으로 한 몫을 잘 해낼게요."

 

"그래, 내 딸아. 너는 분명히 그럴 거야. 엄마는 네가 항상 자랑스럽단다. 그리고 너를 낳기를 얼마나 잘했는지 몰라. 늘 보람있고 기쁘단다. 사랑한다. 내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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