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만난, 어느 모녀의 여행] 김명희 작가 (시인․소설가)

-도전한국인 국가대표 33인 수상자 김명희 작가

챌린지뉴스 | 입력 : 2019/02/13 [05:48]

 

▲  김명희 작가가 만난, 어느 모녀의 여행   © 챌린지뉴스

 

나는 얼마 전 작품 취재 차 남편과 함께 중국(천문산, 천자산 일대)로 다녀왔다. 짐을 싸서 이번 여행을 위해 인천공항에 갔더니, 그곳에는 우리 부부와 일정을 함께할 낯선 일행들 열 한분들도 나와 있었다. 부부도 있었고 남매와 자매들로 뭉친 일행도 있었고 모녀의 여행 목적으로 왔다는 분도 있었다. 처음 만난 분들이지만, 우리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같아서 그런지 오래 알고 지낸 듯 반가웠다. 그 중 두 모녀의 여행 내게 깊은 인상으로 남아있다. 첫 만남에서 해맑게 웃던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모녀는 육십 대 중반 엄마와 서른 중반의 딸이었다. 평소에 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가는 든든한 친구사이’가 모녀라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모녀는 더 없이 보기 좋았다. 나 역시 며칠 후 대학을 졸업하는 딸과 이달 말에, 단둘이 모녀여행을 계획 중이어서 더 반가웠다.

 

5일간을 그들과 함께하면서 사진도 찍고, 오르막 내리막 경사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손 잡아주고 서로의 사진도 찍어주면서 대화를 나눴다. 아래는 아름다웠던 두 모녀 중 딸 지소영(가명)님과의 간단한 인터뷰다.

 

김명희 소설가: 현재 소영씨 대략적 직업과 사는 곳은 어디세요?
  소영씨: 부천시 상동에 삽니다.

 

김명희 소설가: 두 분 나이는 어떻게 되세요?
  소영씨: 엄마는 64세이시고요. 저는 34입니다.

 

김명희 소설가: 이번 모녀여행의 목적이 따로 있나요?
   소영씨: 친구들과의 여행을 많이 다니는 편인 반면 엄마와의 여행은 엄마가 직장생활을 하셔서 시간이 맞지 않아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일하던 엄마가 잠시 쉬시는 와중에 시간이 마침 맞았고 이렇게 훌쩍 떠나 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게 되어 좋습니다.


김명희 소설가: 모녀 여행은 이번이 처음인가요?
   소영씨: 처음은 아닙니다.

 

김명희 소설가: 예전에도 다녀오셨다니, 그럼 그때 느낌을 간단히 들려주세요.
   소영씨: 7년 전 베트남과 캄보디아에 다녀왔습니다. 그 때가 첫 모녀 여행이었어요. 제가 그 당시 취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엄마와 단둘이 해외로 나가지 못했어요. 그러다 마음먹고 해외여행을 우리 모녀만 둘이 다녀왔어요. 그때는 엄마도 더 젊었고 체격도 지금보다 훨씬 좋으셨죠. 저도 더 어렸고요. 나름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고 가끔 그때 생각이 납니다.

 

김명희 소설가: 이번 모녀 여행에서 느낀 점 중에 좋았거나 아쉬웠던 것 좀 들려주세요.
   소영씨: 좋았던 점은, 오랜만의 엄마와 함께 한 시간자체가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특히 사진을 많이 찍고 웃는 모습을 동영상으로도 그리고 사진으로도 많이 남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산을 좋아하는 엄마의 취향에 따라 이번에 장가계로 오게 되었는데요. 눈부신 경치를 보면서 "그래 여기 천자산과 천문산은 한번은 와보고 싶더라" 라고 말씀하시는 걸 듣고 내가 엄마와 이곳에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여행 두 번째 날부터 엄마가 알 수 없이 소화가 안 되신다고 식사를 많이 못하셨어요. 여행 내내 불편해하셨거든요. 7년 전 여행에서는 엄마가 전혀 그렇지 않았는데 이제 체력이 좀 안 좋아지신 건가 하는 마음에 안타까웠어요.

▲  김명희 작가가 만난, 어느 모녀의 여행      © 챌린지뉴스


김명희 소설가: 모녀간의 여행이 좋은 점이라면 특히 어떤 게 있을까요?
   소영씨: 일단 한 집에 같이 살아도 늘 각자가 바쁘잖아요? 시간에 쫓기며 살다보니 이렇게 오랜 시간 함께 식사하고 자고 이야기하고 차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지는 않았는데 이런 모든 것들을 함께 할 시간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경치를 좋아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좀 더 구체적으로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김명희 소설가: 이번 모녀 여행에서 그동안 몰랐던 것을 새롭게 느낀 게 있다면요?
   소영씨: 관광하다 쇼핑하던 날, 보석상에서 반지를 껴보는 엄마의 손이 생각보다 많이 주름이 가 있어서 놀라고 또 슬펐어요. 핸드크림을 선물해 드리려고 합니다.

 

김명희 소설가: 이 세상 모녀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소영씨: 때론 툭탁거리고 또 누구보다 편안하게 잘 받아주는 존재라서 엄마에게 너무 무뚝뚝하게 대한 적도 많았던 딸입니다. 그리고 돌아서서 후회하고요. 엄마는 늘 상처도 슬픔도 없는 씩씩한 존재로 알기가 쉽잖아요? 그런 우리들의 엄마도 딸의 말과 행동에 상처를 받을 수도 또 위로를 받을 수도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늘 강인할 것 같은 우리 엄마들도 사실은 여리고 순수한 여자잖아요? 누군가의 다독거림과 이해받고 싶은 심리를 가지는 존재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이번 여행 덕분에, 한동안은 좀 더 관계가 부드러워질 수 있고 공통 추억과 화제도 남겼던 행복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사랑하면서도 서로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는 세상의 모든 모녀들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김명희 소설가: 다음 모녀여행 계획 중이라면 어디로 정했는지 좀 들려주실래요?
소영씨: 아직 정해지진 않았지만 다음번은 스페인 산티아고나 스위스가 될 것 같아요. 산티아고 순례의 길은 엄마가 희망하시는 곳이고 스위스는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고 해서 제가 꼭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다음에 떠난다면, 엄마와 저는 그곳에 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두 모녀의 여행을 동행하면서, 나도 한국 어디쯤에 홀로 계실 친정엄마가 마음에 밟혔다.  이 글을 읽는 딸이 있다면 엄마와 딸의 여행 한번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여행이란 사고 치듯 교통사고처럼 확 저질러야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나도 더 늦기 전에 딸과의 여행 뿐 아니라 친정엄마와의 여행도 저질러야겠다. 2019년은 이제 시작이다. 대한민국 모녀 사이가 한발 더 가까워지고 한 뼘 더 행복지수가 높아지는 한해이기를 소망해본다.

▲  김명희 작가가 만난, 어느 모녀의 여행    © 챌린지뉴스

 

▲ 김명희 소설가/시인     ©챌린지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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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은누리 2019/05/10 [15:04] 수정 | 삭제
  • 아름다운 모녀입니다 저도 친정엄마와 여행 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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